“와, 여기 정원 정말 예쁘다.”
아부오름을 걷고 내려와 점심을 먹으러 들어선 사월의 꿩에서 가장 먼저 나온 말이었습니다. 국수를 먹으러 왔는데 넓은 정원에 나무와 꽃이 어우러진 모습이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사실 이곳은 미리 찾아둔 맛집이 아니었습니다. 아부오름을 내려온 뒤 갈증이 나 물을 사려고 송당리의 한 마트에 들어갔다가, 우연히 마트 주인이 이장님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이장님이면 동네 맛집은 잘 아시겠지’ 싶어 물었고 그렇게 추천받아 찾아온 곳이었습니다.
마침 오름을 걷고 난 뒤라 뜨거운 음식보다 시원한 것이 당기던 참이었습니다. 꿩초계메밀국수와 꿩만두, 꿩다리구이를 주문해 직접 맛봤습니다.

사월의 꿩 기본정보
- 위치 : 제주 제주시 구좌읍 번영로 2178
- 영업시간 : 봄·여름 09:15~18:00 / 가을 09:15~17:30 / 겨울 09:15~17:00
- 식사 라스트오더 : 15:00
- 주차 : 전용 주차장 있음
- 문의 : 064-782-1500 / 070-4105-8500
- 참고 : 식당·카페·꿩엿 직판장과 민간정원을 함께 운영
계절별 운영시간과 메뉴는 사월의 꿩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식사 주문은 오후 3시에 마감되므로 늦은 점심이라면 시간을 확인하고 방문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1. 제주 민간정원 5호|사월의 꿩 정원 산책
주문을 마치고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정원을 천천히 둘러봤습니다.
넓은 정원에는 여러 나무와 꽃이 식재돼 있었고, 곳곳에 놓인 꿩 조형물도 앙증맞았습니다. 무엇보다 대충 꾸며놓은 공간이 아니라 손이 많이 간 티가 나는 잘 관리된 정원이었습니다.


나중에 찾아보니 이곳은 단순히 식당 앞에 꾸민 정원이 아니라 제주 민간정원 5호로 지정된 ‘사월의 꿩 정원’이었습니다. 처음 들어섰을 때 정원이 유난히 눈에 들어온 데는 이유가 있었나 봅니다.
2. 제주 전통 먹거리|꿩조청·꿩엿 무료 시식
정원을 둘러본 뒤에는 식사 전에 꿩조청과 여러 종류의 엿도 맛봤습니다.
일반 꿩엿부터 백도라지를 넣은 엿, 감귤을 활용한 꿩엿까지 직원분이 하나하나 꽤 열심히 설명해 주셨습니다.
설탕을 넣지 않았다고 설명을 들어서인지 생각보다 단맛이 강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솔직히 ‘엿에 꿩고기가 들어갔다’고 생각하니 제 입맛에는 선뜻 구미가 당기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제주에서 처음 접해보는 먹거리라 맛을 본 것 자체는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실제로 이곳은 꿩엿과 백도라지꿩엿 등을 직접 만들어 판매하고 무료 시식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3. 꿩초계메밀국수 후기|시원한 국물과 아쉬운 고명
드디어 기다리던 꿩초계메밀국수가 나왔습니다.
아부오름을 걷고 내려온 뒤라 무엇보다 시원한 국물이 먼저 당겼습니다.
남편은 평소 신맛이 강한 음식을 좋아하지 않아 초계국수가 입에 맞을까 싶었는데 한입 먹더니 생각보다 괜찮다고 했습니다.
저도 국물부터 먹어봤습니다. 너무 시지도 않고 지나치게 달지도 않아 깔끔했습니다. 시원한 국물과 메밀면도 잘 어울렸고, 국물 맛만 놓고 보면 크게 흠잡을 데가 없었습니다.

다만 메밀면 양에 비해 꿩고기와 오이, 무 같은 고명은 조금 적게 느껴졌습니다. 또 초계국수라면 새콤한 무절임 같은 곁들임이 함께 나와도 잘 어울릴 것 같은데 이날은 김치가 중심이었습니다.
국물이 좋았던 만큼 이런 작은 아쉬움이 더 눈에 들어왔습니다.
공식 홈페이지에는 현재 꿩초계메밀국수를 비롯해 꿩칼국수, 꿩만두국, 수제 꿩버거와 꿩만두 등도 메뉴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4. 꿩만두·꿩다리구이 후기|메뉴별 맛 비교
함께 주문한 꿩만두는 찐만두로 맛봤습니다.

만두를 먹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이걸 만둣국으로 먹으면 어떤 맛일까?’ 생각하게 됐습니다.
이곳에서는 꿩뼈를 푹 고아 만든 육수를 음식에 활용한다고 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 따뜻한 육수에 이 꿩만두가 들어간 만둣국 맛이 자연스럽게 그려졌습니다. 공식 메뉴에도 꿩만두국이 올라 있습니다.
이날은 시원한 음식이 당겨 초계메밀국수를 골랐지만, 날씨가 쌀쌀했다면 만둣국도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함께 주문한 꿩다리구이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고기가 마른 나무처럼 빳빳하고 질긴 데다 간도 짜게 느껴졌습니다. 이날 주문한 세 가지 메뉴 가운데 가장 아쉬웠던 음식이었습니다.

그리고 메뉴를 보다 보니 수제 꿩버거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날은 더 주문하지 않았지만 꿩고기로 만든 햄버거는 어떤 맛일지 지금도 조금 궁금합니다. 공식 설명을 보니 제주보리빵에 꿩고기를 넣어 만든 메뉴라고 합니다.
다시 간다면 한번 먹어보고 싶은 메뉴입니다.
5. 사월의 꿩 정원을 직접 돌보던 사장님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가게 안을 천천히 둘러봤습니다.
벽에 꿩엿을 만들어온 사장님의 이력과 사진이 걸려 있었는데 사진을 보다 보니 어디선가 본 얼굴이었습니다.

조금 전 정원에서 나무와 꽃 사이를 돌보던 분이었습니다.
저는 당연히 정원관리사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사장님이 직접 정원을 살피고 계셨던 모양입니다.
그제야 들어올 때부터 느꼈던 ‘정원이 참 잘 관리돼 있다’는 첫인상이 조금 이해됐습니다.

아부오름에서 내려와 갈증 때문에 우연히 들어간 마트, 그곳에서 만난 이장님의 추천으로 찾아간 곳.
꿩초계메밀국수의 시원하고 깔끔한 국물도 기억나지만 뜻밖에 만난 정원과 꿩을 활용한 여러 음식, 그리고 정원을 직접 돌보던 사장님의 모습까지 함께 남았습니다.
고명과 곁들임에는 조금 아쉬움이 있었지만, 아부오름을 둘러본 뒤 제주에서 흔하지 않은 꿩요리를 맛보고 싶다면 한 번 이어가 볼 만한 코스였습니다.
사월의 꿩과 함께 둘러보기 좋은 아부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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